아웅다웅 밥그릇 싸움, 그리고 짖는 신해철

 말. 말. 말.

'표절? 어불성설이다. 흠집내기에 대한 명예훼손과 손해배상을 묻겠다. 표절을 하려 했다면 외국의
더 좋은 곡을 했을 것. 와이낫은 들어 본적도 없다. 흠집내기로 본인들의 인지도를 높히려는 의도
다. 언론플레이, 노이즈 마케팅을 삼가달라.’

'유감이다. 많은 상처를 받았다. 우리를 떠나 인디 음악계를 모욕하는 처사다. 공개 사과 없으면 표절건과 더불어 법적 대응하겠다.'

'CNBLUE가 인디 밴드면 파리가 새다. CNBLUE가 진짜 밴드면 내가 은퇴한다. 그 노래가 표절이 아니면 세상에서 표절은 사라진다. 힘없는 인디의 대가리 위에 오줌도 싸고 침도 뱉는 구나. 한방에 땅 속으로 쳐박아 버릴란다. 인간 막장들. '



좁아 터진 땅덩어리 안에서 더 비좁은 밥그릇들 부여잡고 아웅다웅 하는 정겨운 소리다. 거기에 등따시고 배부른, 비록 발톱은 빠졌으되 이빨은 아직 서슬 퍼런 늙은 명견(明犬)한 마리의 우렁찬 짖음 또한 심히 반갑다.

현대음악(비틀즈가 쌓아놓은 업적 위에 수 많은 아티스트들이 조리해 놓은 레시피를 지지고 볶고 헹구고 짜고하는 것들이 현대음악이라면)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표절의 개념과 허용범위, 직업윤리 등등 따지고 드는 것 조차 의미없이 느껴진다.

대놓고 비교하라고(-쓰고 주장하는 이라 읽는) 만든 영상을 보면 표절같고, 악보를 펼쳐가며 코드나 마디 하나 따지고 드는 반전문가의 반막문을 읽으면 또 아닌것 같고, 필자의 막귀로는 더 이상 표절이냐 아니냐하는 본질에 단 0.1%도 다가갈 수 없음을 밝힌다. 이번 사건이 터지기전에 그 뭐냐.. 그.. 뭐랄까.. 그.. 유명한 '서태지를 꿈꾸시는 한 땐수가수'분 사건 때 하도 이런 저런 소리를 많이 들어서 GG 친지 오래다.

'표절이냐 아니냐'를 두고 시작한 이번 공방은 개념충만한 거대 소속사의 포쓰있는 입장발표로 '주류'와 '비주류' 간의 자존심 싸움이 되어버렸지만, 결국 본질적으로 갈등의 핵심은 서로 간의 '파이'를 둘러싼 밥그릇 싸움이다.


       '외톨이야'란 곡으로 각종 음반 차트를 달구고 있는 <CNBLUE>란 인디밴드(라고 주장함).

씨엔블루. FNC뮤직에서 '실력파 인디밴드'라는 마케팅과 함께 한국의 비틀즈를 표방한단 타이틀을
짊어지고 혜성처럼 등장했다. 일본에서 100여회의 라이브 공연을 소화해 냈을 정도로 실력파라는데.. 뭐 어쨌든. 중요한건 이 곱상한 청년들이 '인디'라는 어색한 옷을 입고 있다는게 문제인 거다.

일본 시부야 거리에서 일주일에 오이 두 개 먹어가며 헝그리의 바닥을 뒹굴던 음악에 미친 양아치들이 어찌어찌 오디션에 통과하게 되고 아이돌 못지 않은 숨겨진 외모가 드러남과 동시에 음악성과 스타성을 인정받으며 전설적인 밴드로 오르게 되는데.....라는 만화 시나리오는 요즘엔 먹히지도 않는다. 물론 이런 진부한 신데렐라 스토리였다면 그들의 정체성이 덜 모호했을 지도 모른다. 일단 최소한 '밴드'로써의 진정성은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이들이 철저하게 '기획된' 팀이라는 것에 있다. 연습생 생활을 거치고, 계획적으로 일본 연수(혹은 유학)를 떠나 현지 공연을 마치고 돌아와 버젓히 '인디'라는 타이틀을 들고 활동하는 것이다.
솔직히 그들에게 '밴드'라는 폼(form)도 어색한 마당에 '인디'를 붙히다니. 무리수도 이런 무리수가 따로 없다. '인디'라는 칭호가 그리 있어보이고 간지던가. 그저 '문 차일드'에서 시작된 기타 든 아이돌에 지나지 않는다.

반절 이상의 녹음된 CD를 돌리며 라이브를 하는 우리나라 음악프로그램 안에서 현실적으로 무대 위 합주 공연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기타 치는 포퍼먼스를 보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욕지기가 나온다. 차라리 비슷한 스타일의 팀인 'FT 아일랜드'는 자신들이 '아이돌'이라는 솔직함이라도 있었건만.

물론, 이것이 소속사의 방침이라는 것과 그들에겐 선택권이 없었으리라는 점은 이해한다. 책임감 없는 작곡가와, 무리한 컨셉트를 요구한 소속사 아래에 결국 불쌍한 것은 이 어린 청년들이다. 물론 그들이 앞으로 이룰 음악적 성과나 재능을 무시하고픈 생각은 일말도 없다. 부디 셈에 능숙한 윗 사람들의 눈치싸움에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애들아, 형이 왔어. 게기지 말고 놀자. 응?' 마왕님하.. 제발 자제효.

신해철을 참 좋아했었다. 음악하는 그가 참 좋았더랬다. 슬프게도 과거형이다. NEXT 시절의 포쓰와 솔로 앨범 초기의 그가 너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음악적으로 표출되지 못한 감성과 쌓여만가는 현시대의 불만들이 쌓여서 그를 독설가로 만들었다. (과잉된 자의식의 토대에 그를 부추긴 여론 또한 크게 한 몪 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

팬심으로써의 무한쉴드는 이제 한계에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의 날카로운 지성과 무대 위의 카리스마가 변질되고 왜곡되어 언론 위의 찌질이로 전락하기 일보직전이다. 국보법 뒤의 그의 행보를 보고있노라면 흔히 인터넷 가면 뒤의 초딩과 비슷한 궤를 그리는 것 같다. 심히 안타깝다.




                                    Funky Rock Band <ynot?>. 형님들 존경합니다.

   사족에 가깝지만, 난 '파랑새'가 더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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